더구나 돈을 어디로 내라고 하는 정보는 정문에 크게 보이지만, 상품에 대한 질문하나 올리자면 우선 가입부터 해야하는데 가입 절차에 써넣을 것은 또 오죽 많은가? 이건 숫제 한번 발들인 놈은 무조건 발목잡고 본다는 심산같다.

인터넷이 아닌, 실제 거리에서 상점에 들렀다고 상상해보라. 점원한테 질문하나 하려는데, 점원이, 우선 상점 고객리스트에 가입부터 해야한다고 요구한다면? 그러면서 써넣어야될 정보가 무슨 결혼 상담소 가입신청 문서같다면?

말 안해도 보인다. 머리가 아플 것이다. 그리고 아무말 없이 그냥 뒤돌아서 나온다. 상점에서 채 몇 보 떨어지기가 무섭게, "뭐 이 따위 가게가 다 있어!" 하고는 침이라도 퇘 뱉고 싶은 욕구가 치솟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인터넷에서는 이게 통한다. 참 이상하지 않은가?

외국의 사이트들을 접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대개 사용자아이디와 이메일 주소를 써넣음으로써 임시 가입이 끝나고, 그 이메일로 사용자 확인 조회가 날아들면 오케이 버튼을 한번 눌러주는 것으로 가입이 그냥 끝난다. 아직 물건을 사자고 주문을 내는 게 아닌 것이다 !

자세한 정보는 물건 사고 대금 지불해야 할 때나 필요한 것이니, 그때 요구하면 될 일이다. 이게 당연하지 않은가? 최소한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상식적인 생각이 한국에서는 안 통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참 이상한 노릇인 게다.

여기에다 한번 무슨 물건이라도 사자면 뭐 내려받고 설치하고 할 것은 또 왜 그리 많은 것일까? 액티브익스라는 복잡하고 거추장스런 물건이 한국만큼 널리 쓰이는 나라도 없다!

나는 프랑스 은행의 내 계좌를 인터넷을 통해 종종 확인하곤한다. 또 인터넷으로 물건도 자주 산다. 주로 책같은 그리 비싸지 않은 물건이긴 하지만, 여태 무슨 액티브익스를 꼭 깔아야만 된다는 사이트를 본 적이 없다. 더구나 익스플로러에서만 된다는 사이트도 없다.

아직 한국은 사람들에게 제한을 가하는 일에 너무 익숙한 사회다. 사람들도 여전히 그러한 제한을 받아들이는 데 너무 익숙한 것 같다. 적어도 멀리서 보기에는 그렇다.